수백억 수당 분배, 휴가중 법인카드 수천만원…도덕적해이 위험수위

[CBS정치부 이재준 기자]공공기관 24곳의 부채가 5년만에 45조원이 늘어나는 등 조직 비대화와 방만 경영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31일 이같은 사실을 포함, 최근 공기업 31곳과 자회사 52곳을 상대로 벌인 '경영 개선 실태' 예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공공기관 예산은 국내총생산(GDP)의 32.6% 수준인 294조원 규모. 그러나 이가운데 공공기관 24곳의 부채는 119조원(2006년)으로 5년전 74조원에 비해 60.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같은 기간 공공기관 인력은 18만여 명에서 25만여 명으로 31.5%나 늘었다. 이는 전체 경제활동인구 증가율(4.6%)은 물론, 일반 공무원 증가율(10.9%)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특히 다수 공공기관에서는 인력 채용 비리와 인건비 편법 인상, 자회사 남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등 방만 경영 사례가 적발됐다.

상당수 공기업들 시간외 수당 기본급 전환해 직원들에 일괄 지급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지난해 고속도로 영업소 185곳의 통행료 수납 업무를 외주 용역하면서 단 10곳만 공개 입찰을 진행했다.

나머지 175곳은 어이없게도 '제 식구 챙기기'에 이용됐다. 정년 이전 퇴직하는 15년 이상 장기 근속자에게 수의 계약으로 운영권을 나눠준 것.

공기업들이 '시간외 근무수당' 제도를 편법 운영, 직원 챙기기에 급급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마사회는 2001년부터 초과 근무 여부에 관계없이 '시간외 수당'을 '기본급'으로 일괄 전환해 직원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은행 역시 지난 2005년 '노사 합의'에 따라 총 백억원 규모의 '시간외 수당'을 일시불로 지급하는 등 지난해말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총 3백억원을 '나눠먹기식'으로 분배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수출보험공사도 지난 2005년 '사기진작' 명목으로 모든 직원에게 일괄 지급하는 등, '시간외 수당'이 공기업의 '편법 통로'로 악용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수의 계약으로 토지를 헐값에 매각하는 등(한국전력공사), 자회사를 편법 지원하는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공기업 경영진 도덕적 해이는 점입가경

그러나 공기업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는 더욱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지적됐다.

특별한 영업 활동이 필요없는 증권예탁결제원의 경우 최근 3년간 '섭외성 경비'를 법인세법상 한도보다 10배 넘게 쓴 것으로 드러났다.

임원들의 법인카드도 유흥주점이나 나이트클럽 경비, 골프 접대비, 보석 구입 등 '방만'하게 사용되긴 마찬가지였다.

한전KDN의 한 감사는 공휴일이나 휴가중에도 천만원 넘게 '업무 추진비'를 쓰는가 하면, 지난 2월부터는 공천을 받으려 15번 넘게 특정 정당을 방문하는 등 '직무 태만'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공공기관의 이같은 비효율이 지속될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심각할 것"이라며 "종합적인 개선책을 기획재정부 등 관계기관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방만 경영과 부당한 업무 처리로 적발된 임직원에 대해서는 엄중 문책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0일부터 진행된 이번 예비 감사에는 340명의 감사 인력이 투입됐으며, 감사원은 올 하반기엔 지방 공기업에 대해서도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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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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