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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CCTV도 제대로 확보안해

열 살짜리 여자 초등학생이 대낮 아파트 승강기에서 중년의 괴한에게 폭행당한 뒤 납치될 뻔하다가 이웃 주민에게 구출됐으나, 경찰은 승강기 폐쇄회로(CC)TV를 본 뒤 이를 확보하지도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초등학생 납치 미수사건은 경찰청이 "아동·부녀자 실종사건 총력 대응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한 지난 26일 발생했다.

30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S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지난 26일 오후 3시쯤 40대로 추정되는 한 남자가 K양에게 "따라오라"고 한 뒤 K양이 이를 거부하자 흉기를 들이대며 발과 주먹 등으로 마구 때렸다.

이 남자는 3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K양 머리채를 잡고 끌어내리려 했다. 그러나 K양이 고함을 질러 이 소리를 듣고 1층 주민이 뛰어 올라오자 K양을 놓아주고 자신은 4층으로 올라갔다. 그사이 1층 주민이 K양을 데리고 1층으로 내려 왔으며 이 남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아파트를 빠져 나갔다. 이 과정은 모두 아파트 CCTV에 찍혔다.

하지만 K양 부모는 "사건 당일 신고를 받은 지구대 경찰관이 CCTV를 본 뒤 순찰을 돌아 엉뚱한 사람을 잡아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담당 경찰서는 지구대로부터 사건을 넘겨 받은 후 가장 유력한 단서인 CCTV 화면을 3일 뒤인 29일에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자 K양 부모와 주민들이 직접 나섰다. K양 부모는 "다음날인 27일 CCTV 화면을 갖고 있는 관리사무소에 부탁해 전단지 100여장을 만들어 아파트에 붙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절차상 지구대에서 관련 서류가 넘어오고 담당 형사를 배정하는 데 사흘이 걸린다"며 "수사를 소홀히 했는지 조사한 뒤 문제가 있다면 관련자에 대해 엄중하게 문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고양=김연주 기자 carol@chosun.com]

Posted by 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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