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선수 장악하려면 성폭행” 시청자 충격 경악
[뉴스엔   2008-02-12 09: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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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정세영 기자]

“선수는 자기가 부리는 종이야. 선수 장악은 성관계가 주방법이다.”

11일 오후 KBS 1TV를 통해 방송된 시사기획 쌈 ‘2008 스포츠와 성폭력에 대한 인권 보고서’에서는 스포츠 관계자의 충격적인 증언이 이어졌다.

이날 방송된 '시사기획 쌈'은 지난 6개월 동안에 걸친 심층 추적을 통해 그동안 스포츠계에 공공연한 비밀로 떠돈 스포츠 성폭력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했다.

스포츠계의 성폭력의 심각성은 정말 심각했다. 한 지도자는 “선수는 자기가 부리는 종이야. 육체적인 종도 될 수 있고, 선수 장악은 성관계가 주 방법이다. 둘째 폭력이 있어야 확실하고, 여자니까 (성관계를) 가져야 날 따라온다”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등장한 다른 관계자도 “사실은 지도자들 사이에 여자를 장악하려면 다 건드리라는 얘기도 있다”고 진술해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제작진은 실제로 지난해 한 고등학교 여자 농구부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 실체를 파헤쳤다. 당시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그 학교 지도자는 선수들을 당번을 맡겨 감독실로 불러 성적 노리개로 일삼아왔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감독이 가진 ‘절대 권력’에 선수들이 반기를 드는 것은 상식적으로 용납이 안된다고 전했다. 대학진학과 취업 등 지도자가 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해당 코치가 현재 여성 농구부 지도자를 맡고 있다는 사실. 이 문제의 지도자는 제작진과의 통화에서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단지 아이들과 저와의 스킨십 뭐 그렇게 생각하시면 되죠”라고 뻔뻔스런 작태를 보였다.

또 이날 방송에서는 지도자들의 성적노리개가 된 배구국가대표출신 여자선수가 출연해 성폭력의 심각성을 폭로했다.

그녀는 “선수시절 한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한데 이어 차기 감독으로부터도 성폭력을 당했지만 여자이기 때문에 이 사실을 폭로할 수 없었다. 누구에게 호소할 수도 없었다”고 고백해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성폭력 충격으로 선수생활을 그만둔 그녀는 “새로운 삶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정신적인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다른 선수들도 모두 나와 같은 일을 겪었지만 아무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이날 방송된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지도자부터 한국 스포츠계의 전설적인 지도자도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스포츠의 성폭력 실태를 고발한 제작진은 해외의 성폭력 예방 성공사례를 예로 들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성적 농담 금지’, ‘성적인 영상물 제공 금지’, ‘과도한 사적 대화 금지’, ‘과도한 사적 편지, 선물 등 금지’, ‘신체나 외모에 대한 언급 금지’, ‘신체접촉 최소화’, ‘단 둘이 차량 동승 금지’, ‘학교 밖에서 1대1 만남 금지’, ‘단체 여행시 보호자 동행’, ‘사적인 데이트 절대 금지’ 등 10계명을 마련해 사전에 문제를 차단하고 있었다.

제작진은 ‘한국스포츠도 이제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성폭련 문제에 대한 시급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한 피해자 부모가 스포츠 성폭력의 실태를 고발해 만든 ‘너희들은 아느냐’라는 인터넷 카페를 보여주면서 방송을 마무리했다.

(사진출처 = KBS 시사기획 쌈 방송화면 캡처)


정세영 niners@newsen.com
Posted by 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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